10대가 질풍노도의 시기인건 아직 정답을 모르기 때문이다. 내가 진짜 원하는게 무엇인지 정말 날 사랑해주는 사람이 누구인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그 답을 찾아 이러쿵저러쿵 숱한 시행착오만을 반복하는 시기 그리고 마지막순간 기적적으로 이 모든것의 정답을 알아차렸을때 이미 우린 성인이 되여 크고 작은 이별들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그해 겨울은 온통 헤여짐 투성이였다. 노스타라다무스가 말한 인류의 종말은 오지 않았지만 빠순이들에겐 차라리 종말이 더 낫다. 젝스키스가 돌연 해체를 선언했고 성난 팬들은 애꿏은 조영구의 차를 불태웠다. 2001년 HOT오빠들도 해체를 선언했고 하늘은 무너졌다. 뉴욕 한복판에 비행기가 떨어졌고 인천공항이 문을 열었으며 대한민국이 월드컵4강에 진출하는 말도 안되는 일이 있었다. 노무현 후보가 16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였으며 태풍매미가 한반도를 강타하고 KTX로 이젠 서울에서 부산까지 두시간이면 갈수있는 세상이 되였다. 이렇게 대망의 21세기가 시작되였고 우리들의 90년대는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그렇게 나의 90년대는 영원히 끝난줄 알았다.